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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한국 영화 리틀 포레스트

by 쓰나야 2025.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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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2018

 

한국 영화 리틀포레스트

 

1. 줄거리

 

주인공 혜원(김태리)

 

누이 소복이 쌓인 한 시골 마을. 꽁꽁 싸맨 주인공 혜원이 등장한다. 언제부터 아무도 살지 않았던 것인지 텅 비어있는 집안. 커튼을 걷고 바닥에 드러눕는 혜원을 보니 그녀에게 익숙한 곳인 듯하다. "나 합격했어"라는 남자친구의 전화. 함께 준비한 임용고시에 남자친구는 붙었지만 떨어진 혜원은 조금 자존심이 상한다. 임용고시 준비 하며 주로 먹었던 것은 편의점 도시락과 도시의 인스턴트 음식들. 그것들은 혜원의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다. 그래서 혜원은 마음을 채우러 이곳 고향집에 돌아왔다. 비록 지금은 이 집에 아무도 살지 않지만 그녀는 옛날 엄마가 해주셨던 음식들을 기억하며 허기짐을 채운다.

 

혜원이의  엄마는 혜원이가 수능시험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을 떠났다. 그래서 오랜 세월 쓰지 않은 주방엔 쓸만한 재료가 많이 없었고, 먹을 것을 찾던 혜원이는 눈이 쌓인 밭에서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배추를 뽑아 배춧국을 끓여 먹는다. 별 거 들어가지 않은 이 배춧국은 추위에 떨고 있던 혜원이의 몸과 마음을 뜨끈하게 녹여 준다. 야무지게 한 그릇 뚝딱 비운 혜원은 편의점 도시락과는 다른 자연의 맛에 만족한다.

 

다음 날 연기 나는 굴뚝을 보고 찾아온 고모. 도심 속에선 옆 집에 누가 사는지도 알기 힘든 요즘인데 역시 시골은 다르다. 그녀의 단짝 친구 은숙 또한 그녀를 찾아와 반긴다. 반기는 것까지 좋았으나 안 그래도 자존심 상한 혜원의 속을 퍽퍽 긁는 오랜 친구 은숙. 이어 회사를 관두고 농장후계자가 되기 휘에 고향으로 내려온 재하도 만나게 된다. 재하는 밤에 혼자 자면 무섭다며 혜원에게 강아지를 주고 아니나 다를까 오랜만에 들은 시골 밤소리에 놀란 혜원은 재하가 준 강아지 오구에게 의지한다. 

 

혜원은 장작을 캐고 혼자 아궁이에 불을 지필 정도로 시골 생활에 금방 익숙해졌다. 반죽한 밀가루를 떼어 수제비도 끓이고 얼지 않고 겨울을 견딘 배추로 배추전도 해 먹는다. 그녀는 쌀을 찌고 내려 막걸리를 만들어 먹을 줄도 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하는 한 잔. 비록 소박한 재료들로 한 안주들이지만 오랜 친구들과 함께하는 이 자리는 온기로 가득하다. 우리들도 그렇지 않은가. 사회에서는 마음을 다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지만 오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선 긴장이 확 풀리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 혜원은 지금 그러하다. 

 

혜원은 엄마가 조금 그립다. 혜원의 마음 한 구석엔 언제쯤 엄마가 돌아올까 하는 기다림이 자리 잡고 있다. 떠난 엄마가 남긴 편지를 보며 이해할 수 없음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혜원은 엄마가 남기고 간 레시피를 보고 감자빵을 만드며 엄마를 기다린다. 겨울이 와야 맛있는 곶감을 먹을 수 있다는 이해되지 않던 엄마의 말이 사계절을 몸소 겪고 있는 지금에서야 이해되기 시작한다.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그 모든 것은 타이밍이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행여 그 과정에서 해왔던 것들이 망가지고 틀어지는 상황이 생길지라도 "하늘이 하는 일을 우리가 뭔 수로 대적하겠어"라고 말하는 고모처럼 받아들이고 다시 나아간다. 그렇게 시골에서 사계절을 보내고 다시 본 엄마편지에선 진심과 따스함이 느껴졌다. "혜원이가 힘들 때마다 이곳의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을 기억한다면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엄마는 믿어"

 

 2. 느낀 점

 

자취하며 생활했던 분들은 한 번쯤 느껴봤을 거다. 배가 고파 먹은 편의점 도시락에 마음이 허해지는 것을. 그땐 그랬지라 생각하면서도 그날의 내 모습이 짠해진다. 시간이 지나 우리가 자라고 세상도 발전하면서 시골에서 또는 자연에서 보내는 날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많아 북적북적하고 자동차 경적 소리로 가득한 도심에선 느낄 수 없는 소박한 감정들이 보고플 때가 많다. 아침 새소리, 처마에 떨어지는 빗소리, 여름밤 귀뚜라미 소리. 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매일 같이 즐겨 먹던 배달음식에 더 이상 손이 가질 않을 때가 생기고, 엄마가 손으로 직접 무쳐 주셨던 고사리, 봄동 같은 나무들이 그리워진다. 푸르른 산과 오랜 친구들, 가까운 이웃, 엄마의 음식들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영화 리틀포레스트는 혼자 잠드는 어느 외로운 밤에 틀어 놓으면 마음을 포근하게 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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